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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wards 수상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고기능 위생 신소재를 개발한 LG화학 미래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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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고기능 위생 신소재를 개발한 LG화학 미래기술연구소

소비 생활을 통해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 out)이 트렌드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건강한 환경,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LG화학 프로젝트팀이 뜻을 모은 것도 더 건강한 제품, 더 지속가능한 소재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4월에 열린 LG어워즈 시장선도 부문에서 독성 물질 유출이 없는 기능성 소재 개발로 ‘우수상’을 받은 LG화학 CTO 미래기술연구소 최형삼 연구위원, 윤해성 PL, 이지석 책임과 함께 프로젝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LG화학 이지석 책임, 최형삼 연구위원, 윤해성 PL

(왼쪽부터) LG화학 이지석 책임, 최형삼 연구위원, 윤해성 PL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하는 항균 모노머 기술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기존 위생제품들에 대한 안정성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습니다. LG화학 미래기술연구소 항균소취소재/생분해성SAP 프로젝트팀은 이러한 소비자의 근심을 해소하고자 지난 2019년부터 균과 냄새를 안전하게 억제하는 혁신 소재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연구 끝에 세상에 없던 항균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Q. 고기능 위생소재 개발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최형삼 연구위원(이하 최형삼): 요실금 환자와 같은 분들은 성인용 기저귀를 장시간 착용하며 생활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제품은 사람의 피부에 직접 노출되므로 항균소취 효과가 뛰어나면서 안전한 물질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제품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항상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항균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소재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LG화학 최형삼 연구위원

LG화학 최형삼 연구위원


기존에는 고흡수성 수지에 항균 물질을 혼합해서 사용했는데요. 다른 물질을 섞지 않고도 균을 억제하고, 나아가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재 개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기능성 모노머를 활용해 고흡수성 수지 자체를 항균화하는 기술이었습니다.

Q. 그렇다면 핵심 기술인 ‘모노머 기반 고분자 소재기술’은 무엇인가요?

윤해성 PL(이하 윤해성): 모노머는 하나의 블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모노머’라는 블록을 길게 이어 붙여서 ‘고분자’라는 긴 사슬을 만들죠. 저희는 블록 사이사이에 항균 기능을 하는 블록을 적당한 수량으로 끼워 넣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개발의 핵심은 이 사슬에서 항균 물질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었죠.

LG화학 윤해성 PL

LG화학 윤해성 PL


이지석 책임(이하 이지석): 다르게 표현하면 열쇠고리와도 같습니다. 고리를 끼우고, 끼우고, 또 끼우면 여러 개의 열쇠고리가 단단한 하나의 체인으로 연결되잖아요. 저희가 만든 항균 물질도 그 사이사이에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순하게 고흡수성 수지에 항균 물질을 섞으면 유출 등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저희는 아예 항균 물질이 빠져나갈 수 없는 신소재를 개발했어요.

Q. 타 항균소취소재와 달리 자사 소재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요?

이지석: 지속성, 가공성, 투명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지속성은 시간이 지나도 항균 성능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말합니다. 항균 물질이 소재 안에 단단한 체인 형식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사용에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저희 소재는 가공성이 뛰어납니다. 항균 물질을 혼합하는 기존 방식은 아무래도 입자가 있다 보니 가공 시 입자가 뭉치는 등의 불편이 발생하지만, 자사의 소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또 입자가 있는 기존 방식은 절대로 제품을 투명하게 만들 수 없는데요. 이미 완전히 용해가 된 상태인 저희 소재는 투명성이 확보되어 코팅지나 필름같이 투명한 제품도 공정의 변화 없이 항균화가 가능합니다.

최형삼: 여기에 기능성 모노머 기반 항균 소재 풀(Pool)을 갖추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각각의 환경에 따라 발생하는 균의 종류는 다르기 마련입니다. 저희는 약 30종의 모노머 풀을 구축해 균에 따라 기능성 모노머를 선택해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 아직은 소재와 항균 물질이 단단하게 연결된 고분자 제품이 상업화된 사례가 없는데요. 저희는 현재 상업화를 준비하는 단계에 와있습니다. 


각기 다른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한마음 한 뜻으로 항균소취소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모였지만, 사실 팀원들의 전공은 다양했습니다. 기존에 항균 분야를 접해보지 않았던 팀원도 있었죠. 그러나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하겠다는 열정만큼은 모두 같았습니다. 프로젝트팀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한 단계씩 나아갔죠.

Q. 연구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최형삼: 사실 저는 고분자합성전공이라 항균에 관해서 전문가는 아니었습니다. 독성 평가에 관한 지식이 부족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저희 조직 안에는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다양한 전공자를 모아서 팀을 만들었죠. 초기에는 프로젝트 진행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과제를 진척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LG화학 이지석 책임

LG화학 이지석 책임


이지석:  말 그대로 일하면서 배웠죠. 연구위원님께서 교수님처럼 수업해주신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공부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던 것이 초반에는 정말 어려웠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항균 평가가 가능한 팀원들이 많지 않았는데요. 지금은 모든 팀원이 기본적으로 항균 평가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쉽고 편한 일이 됐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서로 다른 전공자들이 모였기에 가능했던 일도 있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합성도 해야 하고, 수지도 만들어야 하고, 평가도 해야 하잖아요. 이처럼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다들 일단 도전해봤어요. 오히려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니까 겁 없이 도전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죠.

Q. 연구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윤해성: 흡수성 수지를 개발하면서 소변으로부터 발생하는 냄새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어요. 신소재를 적용했을 때 냄새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도 수립해야 했고요. 그런데 모든 실험을 후각에 의존하다 보니 수치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관능 평가를 위해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소변을 기증하고, 직접 냄새를 맡아본 적이 많았는데요. 처음에는 다들 주저했지만, 제품화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다들 익숙해졌습니다. 원활히 실험할 수 있도록 함께 고생해준 팀원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최형삼: 실제로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하고 생활하기도 했어요. 소변뿐만 아니라 피부에서 발생하는 균도 있으니까요. 직접 착용하고 실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거든요. 기저귀를 차고 자야 했던 지난 밤들이 떠오르네요.


LG어워즈 시장선도 부문 ‘우수상' 수상

프로젝트팀은 모노머 기반 고기능 위생소재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며 처음 다짐했던 목표를 이루었습니다. 별도의 항균 물질을 첨가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항균화된 소재를 개발한 덕분에 안전성과 균 억제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했죠. 그들은 LG어워즈 시장선도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신소재의 탁월한 기술력을 증명해냈습니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고기능 위생 신소재를 개발한 LG화학 미래기술연구소

(왼쪽부터) LG화학 최형삼 연구위원, 윤해성 PL, 이지석 책임


Q. LG어워즈 ‘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이 어떠신가요?

최형삼: LG어워즈에서 상을 받게 되어 정말 자랑스럽고, 영광입니다. 먼저 그동안 동고동락한 동료들께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프로젝트를 도와주신 주변 선후배님들과 조직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상은 또 다른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더 열심히 나아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윤해성: 프로젝트를 통해 이렇게 제품화까지 이뤄내면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각자 다른 전공의 팀원들이 모이더라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다 보면 어려운 일이 있어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연구위원님께서 가르쳐주시고 이끌어주신 덕분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용기를 북돋아 주신 동료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지석: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회사생활 동안 단 한 번도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막 7살이 되어 호기심이 많아진 첫째 아이가 요즘 부쩍 “아빠가 회사에서 하는 일이 뭐야?”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곤 하는데요. 기술이 상용화되어 아이들에게 아빠가 만든 기술을 소개할 수 있는 그 날까지 더 많이 노력하고 발전하려고 합니다.

Q. 이 기술을 활용한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최형삼: 지금까지는 소재 차원의 안전성을 검증했다면, 지금부터는 완제품 출시를 목표로 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입니다. 또 앞으로는 저희 기술을 플라스틱, 섬유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화장품 용기에 저희 소재를 적용하는 방식인데요. 화장품에는 파라벤과 같은 보존제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항균 모노머 기반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용기를 만든다면 보존제를 상대적으로 적게 넣을 수 있죠. 이처럼 더 건강하고, 더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힘쓸 예정입니다.

윤해성: 먼 미래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요즘 진행하고 있는 생분해 소재 연구와 항균 소재를 접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생분해성 소재는 일정 기간 동안은 문제없이 사용하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생분해가 되어야 하는데요. 생분해 매커니즘에는 미생물에 의한 생분해도 있거든요. 항균 소재를 사용하면, 생분해 속도를 조절하는데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지석: 저희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제품을 검증해보고, 그중에 한두 가지는 꼭 제품으로 출시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연구위원님과 동료들이 제안하는 아이디어를 잘 팔로업해서 제품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왼쪽부터) LG화학 최형삼 연구위원, 윤해성 PL, 이지석 책임

(왼쪽부터) LG화학 최형삼 연구위원, 윤해성 PL, 이지석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