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선배' 산업공학과 편
산업공학과는 ‘공대의 경영학과'라고 불리며 경영, IT, 제조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 학문입니다. 시스템을 최적화・효율화하기 위해 문제점을 개선하는 학문인 산업공학과를 공부해 얻은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공대선배들이 있습니다.
설계하는 UX 디자이너 LG전자 한민아 선임, IT기획자 LG화학 최혜은 선임, B2B 마케터 LG이노텍 주인식 사원과 만나보았는데요. 전공과 직무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해당 직무에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산업공학과 공대선배 세 분에게 들어봤습니다.
(왼쪽부터) LG전자 한민아 선임, LG화학 최혜은 선임, LG이노텍 주인식 사원
Q.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나요?
한민아 선임 (이하 한민아): 저와 같은 산업공학과 전공자분들과 인터뷰하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VS디자인 연구소 OEM UX Task에서 모빌리티 부품의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며, AVN(Audio, Video, Navigation)이나 차량 계기판 디스플레이의 UX를 설계합니다. 시나리오에 맞게 원활히 개발되도록 개발팀과 협업하며, 사용성 문제 여부 확인, UX 콘셉트 발굴도 담당합니다.
최혜은 선임 (이하 최혜은): LG화학 CTO정보지원팀 소속으로 LG사이언스파크에서 근무하는 LG화학 R&D 임직원들의 업무를 IT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R&D 실험 과정에서 단순 반복 작업이 많이 발생하는데요. 이런 비효율을 개선하고자 실험실 정보화 영역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발굴해 추진합니다.
주인식 사원 (이하 주인식): 반갑습니다. LG이노텍 광학솔루션 CM마케팅팀에서 기업체를 상대로 전자기기 또는 자동차 카메라 모듈을 판매하는 B2B 마케팅(Business to Business)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B2B 마케팅 분야는 기획, 개발, 양산으로 나뉘는데요. 그중 양산 마케팅을 담당하며, 판매 계획을 수립하고, 재고 수준을 관리하며, 이슈를 협상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전공과 직무는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한민아: UX 직무와 관련된 산업공학과 학문은 인간공학입니다. 인간공학은 인간과 물건과의 상호작용을 연구해요. 인간의 심리적, 생리적, 생체적 특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산업공학은 여러 영역을 융합, 조율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UX 디자인과 밀접한 부분이 많습니다.
“대학 시절, 프로젝트를 관리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최혜은)
최혜은: 저도 산업공학에서 배운 내용을 직무에 잘 활용하고 있어요. 산업공학의 메인 테마는 ‘최적화’이며 산업 시스템의 운영 효율화를 위한 프로세스와 로직을 설계하는 방안을 배웁니다. 대학에서 배운 내용이 제가 맡은 IT 업무 그 자체입니다.
또한, IT직무와 산업공학은 진행 방식도 닮았습니다. IT기획 직무도 대부분 프로젝트 기반 업무이다 보니, 대학 시절에 프로젝트를 관리한 경험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영역을 융합해 학습한다는 점에서 B2B 마케팅과 산업공학이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주인식)”
주인식: 주전공은 중어중문학을, 복수 전공으로 산업공학과를 공부해서 마케팅 역량을 강화했습니다. B2B 마케팅은 합리적인 데이터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데요. 고객사 수요에 관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판매 계획 수립을 위해서 매출 트렌드를 파악해 적정한 재고를 유지하는 통계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재 특성과 공정을 이해하고, 공정 최적화 여부, 수율, 인력 배치 데이터를 분석해 합리적인 최종 가격도 도출해야 해요. 이러한 특성이 산업공학 지식과 잘 맞으며, 해외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LG이노텍의 B2B 마케팅 직무에서 외국어 강점도 발휘하고 있습니다.
Q. 직무를 수행하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한민아: 제품이 출시될 때 가장 보람찹니다. 모터쇼에서 사람들이 제가 만든 시스템을 동작해 보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거나, 제 디자인이 제품에 구현된 것을 보면 특히 기분이 좋아요.
최혜은: 한민아 선임님처럼 저도 사용자가 잘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체감할 때 보람차요. 제가 노력한 결과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실감하면, 다른 업무를 추진할 힘을 얻어요. 현업 종사자로부터 “고생한다”라는 말 한마디에 큰 위로를 받았던 기억도 납니다.
주인식: 자사에 불리한 이슈를 제기하는 고객사를 상대로 정량적 데이터를 활용해 설명하고 지속해서 설득한 끝에 고객사가 그 주장을 철회했던 일을 꼽고 싶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던 뿌듯한 경험입니다.
공대의 오케스트라, 산업공학과 지식으로 얻은 역량
세 분의 공대선배는 산업공학에서 공부했던 풍부한 지식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와 더불어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량을 갖추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며, “이번 인터뷰 내용이 공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응원을 담은 마음을 전했습니다.
Q. 업무를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요?
주인식: B2B마케팅은 기업체를 상대로 하므로, 다수의 의사 결정권자를 설득하는 데이터가 핵심입니다. 가격을 불필요하게 높이는 낭비는 없는지, 매출을 높일 여지는 없는지, 데이터를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즉, 합리적인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판매 예측 데이터, 재고 현황 데이터 등을 활용해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능력을 갖추는 거죠.
“UX 디자인의 핵심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일련의 과정을 잘 수행하는 것이에요”(한민아)
한민아: UX 디자인의 핵심은 데이터를 조사하고,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일련의 과정을 잘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풀어나가기 위한 논리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UX 디자이너의 필수 역량 중 하나입니다. 시각적으로 멋진 디자인은 UX 디자인의 핵심이 아니거든요. 다른 전공을 공부한 사람들이 한 팀에 모인 것도 이를 위한 다양한 관점과 접근 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최혜은: IT기획자도 UX디자이너처럼 전체 계획에 따라 원활하게 프로젝트가 이뤄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해요. 현업 종사자와 개발자 간의 의사소통 문제를 조정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해야 하기에 능숙하게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리더십이 필요하죠. 특히 R&D, IT 등 각 영역 전문가들의 업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컴퓨터공학을 부전공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주인식: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준비할 때, 역량을 희망 직무와 연결 지어 강조해 보세요. 저는 외국어 능력, 공학적 지식 등 다방면을 아는 것을 앵무새에 빗대어 표현했어요. 다채로운 색을 가진 앵무새처럼 적재적소에 고객이 필요한 색을 내보일 수 있음을 어필했죠.
“효과적 연출로 자신의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최혜은)”
최혜은: 저도 주인식 사원님처럼 자신의 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취와 경험을 시기별로 나열한 다음, 직무 능력을 어필하는 항목을 골라 보세요. 그리고, 직무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해요. 희망 직무에서 일하는 지인이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어떤 일을 하는지 조언을 구하는 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한민아: 산업공학과는 진로가 여러 방향이 있기에 고민 없이 무작정 스펙만 쌓다 보면, 정작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하기 어려워요. 적성과 능력을 고려해 진로를 정하고, 전략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개발하기를 추천해 드려요. 언젠가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나요!
산업공학과 공대선배들의 자세한 직무 탐구 인터뷰를 LG사이언스파크 네이버포스트에서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