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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TECH COLUMN] 친환경 플라스틱은 정말 환경에 100% 무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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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플라스틱 #재활용 #생분해 

 

플라스틱이 처음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은 감탄했습니다. 내구성이 좋고, 가공도 쉬우며, 비용까지 저렴한 최고의 재료였죠. 왁스, 코끼리 상아 등 수많은 재료를 플라스틱이 대체했습니다. 대량 생산된 플라스틱은 일반 소비재부터 산업 소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며 현대 사회의 필수 재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대 사회 필수 재료이자 골칫거리가 된 플라스틱

하지만 문제도 생겼습니다. 쉽게 생산 가능하다는 점과 변형되지 않는다는 특징은 자연에 부담으로 다가왔죠. 어마어마한 양의 플라스틱이 쓰임을 다한 후에도 자연을 떠돌며 환경을 오염시켰습니다. 특히 바다를 떠도는 플라스틱 쓰레기(해양 플라스틱) 이슈가 주목받았고, 소비자와 기업들은 자연에 덜 부담 주는 플라스틱 사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취지에 맞춰 등장하는 것이 이번 칼럼의 주제인 친환경 플라스틱입니다. 요즘 환경 문제에 관심 많은 독자들이 많으신데요. 재활용 플라스틱을 영원히 재활용할 순 없는지,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만 쓰면 안 되는지. 친환경 플라스틱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려드릴게요.
 

 

기업이나 정부가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는 보통 4R이라는 전략 방향을 수립합니다. Recyclable(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 Recycled(재활용한다), Replacement(대체한다), Reduce(사용량을 줄인다)인데요. 

이해를 쉽게 간단히 말하면 Recyclable은 제품 용기나 포장을 재활용하기 쉽게 만드는 방법, Recycled은 이미 한번 사용한 플라스틱을 재사용 하는 방법, Replacement는 석유계 플라스틱 대신 생분해 플라스틱이나 바이오 플라스틱, 종이 등을 사용하는 방법, Reduce는 제품 포장을 줄이는 등 절대적인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말합니다.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든 'PCR 플라스틱'

4R의 관점에서 환경에 도움 되는 플라스틱을 통칭해 친환경 플라스틱이라고 부릅니다. 처음 플라스틱 이슈가 부각됐을 땐 천연물과 플라스틱을 혼합해 사용하는 방식이 먼저 주류가 되었습니다. 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이 줄어드는 만큼 환경 보호에 이득이라 생각한 것이죠. 

그런데 이는 곧 한계에 직면합니다. 앞서 말했듯 플라스틱을 결정적으로 줄이려면 환경으로 버려지는 분량이 적어야 합니다. 안 쓰거나 재활용해야 했죠. 하지만 천연물과 혼합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기에 결론적으로 자연에 배출되는 플라스틱 양을 크게 줄이진 못했습니다. 

대안으로 현재 가장 주목받으며, 널리 활용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은 PCR(Post 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입니다. 말 그대로 소비자가 한번 사용했던 것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재생시켜 활용하는 플라스틱이죠. 재활용이 계속 가능하다면, 자원을 무한히 사용하면서 플라스틱도 버리지 않으니 완벽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물리적 재활용 방법은 재생할 때마다 물성이 저하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리적 재활용은 완전히 분쇄한 후 일부 처리를 해서 다시 제품에 사용합니다.

 

물성이 떨어진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강도가 떨어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용기는 신재(새 플라스틱)로 만든 용기에 비해 쉽게 깨지고 내구도가 떨어집니다. 제품 패키징부터 스마트폰 부품까지, 플라스틱 제품의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낳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자칫하면 설계부터 다시 하거나 아예 사용하기 어렵게 되죠. 그렇기에 새로운 플라스틱을 100% 대체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완전히 녹여 재생하는 '열분해유 플라스틱'

최근엔 플라스틱 재활용의 한 방법으로, 폐플라스틱을 고온, 고압을 이용해 원유로 만든 후 재생시키는 열분해유 플라스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기존 방식대로 폐플라스틱을 분쇄하여 재생시킬 때처럼 물성은 저하되지는 않지만 비용이 많이 듭니다. 열분해유를 만드는 공정에는 큰 투자가 필요해 규모가 큰 기업들이 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순도 100%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료로 만든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비욘드 엔젤 아쿠아 크림 제품에 적용했습니다. (출처 LG생활건강)

 

게다가 현재 기술로선 열분해유만 쓰진 않고, 기존에 존재하는 (플라스틱)원유에 섞어 쓰기에 플라스틱의 완전한 대체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열분해유 플라스틱에는 많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열심히 연구하고 관련 시설을 만들고 있습니다.

 

LG화학이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위해 국내 최초로 설립한 초임계 열분해 공장 (츨처 LG화학)

 

LG화학 역시 3100억 원을 투입해 충남 당진 석문산업단지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인데요. 연료용으로만 활용됐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화학 제품 원료용으로 생산하는 대규모 시설을 구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장점 많지만 조건이 까다로운 '생분해 플라스틱'

또 하나, 환경에 관심 있는 분은 잘 아실 만한 생분해 플라스틱도 있습니다. 다른 자연 속 물질들처럼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말하는 것으로, 일정 조건에서 6개월 이내 90% 이상 분해가 되는 것이 생분해 플라스틱의 기준입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지금 당장 여러분 집에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쓰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보통 PBAT라는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집니다. 전 세계적으로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생분해성 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닐봉지, 에어캡 완충재, 일회용 컵, 발포 제품, 마스크 부직포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의 적용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가장 친환경으로 보이는 생분해 플라스틱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90% 이상 분해되면 문제 해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앞서 말한 조건이 일상생활에서는 쉽지 않을 수 있기에 검증이 더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현재 상용화가 된 대부분의 생분해 플라스틱들을 6개월 이내 90% 이상 분해되기 위해 고온이나 고압과 같이 특정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친환경적이지만 제조, 분해 등 개선해야 할 과제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울산에서 최초로 생분해 플라스틱 분해 시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생분해 플라스틱은 원재료가 제한되어 있어 생산량이 적고 가격이 비싸며, 분해되기 때문에 사용에 제한 요소가 많기도 합니다. 특히 최소 수년간 제품의 보호가 필요하며 수분, 산소 차단 등의 기능이 필요한 패키징 분야에서는 기존의 플라스틱들을 대체하기가 어렵습니다.

자, 이번 테크 칼럼에선 친환경 플라스틱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그동안 친환경에 관심은 많으셨지만, 기술적 부분은 모르셨던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많은 기업과 연구자들이 친환경 플라스틱 사용을 개선하는 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완벽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기에 여러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노력은 복잡한 일들은 아닙니다. 제대로 분리배출하기, 포장재를 최소화기 등 우리에게 편리한 플라스틱을 더 현명히 사용하기 위한 길에 여러분도 함께 하실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