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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 인터뷰] 직장인의 숙명, 퇴사를 고민했던 순간, 나는 어떻게 극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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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이민지 선임, 주진혁 책임, 윤서라 선임
직장인의 숙명, 퇴사를 고민했던 순간, 나는 어떻게 극복했나?

KEYWORDS
#직장인 #고민 #인터뷰
 

많은 직장인이 한 번쯤 퇴사를 고민합니다. 매너리즘, 번아웃, 슬럼프 등 의욕적인 직장인이라도 열정을 잃는 순간들이 있죠. 하지만 그런 순간들을 잘 극복해 낸다면 다시 한 뼘 성장할 수 있는데요.

LG사이언스파크 <1.5.10 인터뷰>에선 LG사이언스파크에서 근무하는 1년 차, 5년 차, 10년 차 언저리의 구성원이 함께 모여 ‘직장생활의 고비’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퇴사 후 재입사, 연구 업무가 적성임을 다시금 깨달았어요

Q 윤서라 선임님의 이력이 특이해요. 어떻게 보면 오늘 주제와 잘 어울리는 직장인이시네요.
윤서라(이하 윤) : 그렇죠.(웃음) 2015년에 입사했다가 2018년에 퇴사했고, 다시 작년 8월에 입사했어요. 경력으로 보면 5년, 재입사 기준으로 1년 다닌 셈이죠.
 
Q 처음 퇴사를 결심한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 개인적인 이유와 회사에서의 이유가 겹쳤던 것 같아요. 당시 주말엔 가족 간병을 해야 했죠. 평일에 회사 일로 바쁘면, 사람이 주말에 좀 쉬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니까 동기들보다 번아웃이 빨리 왔죠.
 
Q 업무적인 이유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 당시 회사가 정말 바쁠 때였어요. 담당 브랜드가 중국에서 크게 흥행하며, 대중의 시선이나 회사 관심이 모두 팀에 집중되어 있던 시기였죠. 저 스스로 뛰어난 신제품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고요.

하지만 노력한다고 모든 아이디어가 채택되지는 않잖아요. 제 아이디어가 채택이 안 될 때도 있었는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이걸 하는 게 맞나?" 고민이 거듭되더라고요. 개인적인 사정, 번아웃에 좌절감 등이 겹쳐 회사를 잠깐 쉬고 싶었어요.

지금 보면 당연한 과정인데, 그때는 한 번 한 번의 실패가 저에게 크게 느껴졌어요

Q 지금은 같은 직무로 재입사를 하셨고요.
: (웃음)회사를 그만둔 후 가족 간병을 위해 풀 재택이 가능한 업무를 해보게 되었어요. 외국에서 진행되는 컨퍼런스 콜에 참석하고 그 내용을 요약해 연구소 측에 전달하는 업무였죠. 그런데 업무가 정말 안 맞더라고요. 다른 일들을 해보니까 오히려 제가 전에 했던 연구 개발 업무가 제 적성이란 걸 깨닫게 되었죠.
 
LG생활건강이 화장품 연구 분야에서 뛰어난 곳이고, 또 인재풀 시스템을 통해 공정한 기회를 주는 곳이라 다시 한번 여기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지원을 하면서도 재입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는 안 했는데, 운이 좋아 회사에서 다시 기회를 주셨네요.

Q 돌아와서 일해보시니 어떠셨나요?
윤 : 요즘은 그냥 업무가 즐거워요. 회사도 함께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로 바뀌며 이전보다는 압박감이 덜하고요. 무엇보다 제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예전엔 아이디어 채택이 안 되면 "난 왜 별 볼 일 없는 아이디어만 가져가지." 이랬다면 지금은 "그래 다음에 좀 더 좋은 거 내보자!"가 되었죠.
 

과거엔 제 결과물과 저를 분리하지 못했어요. 지금은 책임감은 가지되 자책하지는 않아요.

Q 회사를 한 번 떠나본 경험자로서 회사를 그만둘지 고민하는 동료,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 이제 7~8년 차 정도 되는 입사 동기들도 여전히 "나 이 일이 안 맞는 거 같아"라며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제가 운이 좋았던 것이지 한번 그만 두면 못 돌아오는 게 일반적이잖아요만약 일이 맞지 않아 고민 중이라면 섣불리 그만두진 말고 부서나 직무 이동을 먼저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팀만 바뀌어도 분위기나 업무에 따라 일하는 느낌이 크게 다르거든요.
 
Q 일터가 안 맞는 것 같아도 그만두진 마라? 밖은 춥다?
: 부서 이동 정도로 먼저 맛만 봐라.(웃음) 일단은 그 정도 선에서 해보고 그래도 안 맞으면 다시 생각해도 늦지 않다.
 

입사 10년 차, 두 번 닥친 위기 순간 어떻게 극복했나

Q 입사 10년 차이신 주진혁 책임님도 직장생활에 고비가 왔던 순간 많으셨죠?
주진혁(이하 주) : 사실 많지는 않았고(웃음) 두 번 정도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입사하자마자 타지로 발령이 났을 때였어요. 아무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신입 생활을 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거든요. 모든 게 낯선 환경이었으니까요.

10년 차인 저에게도 큰 고비가 2번 있었어요.

Q 그래도 이 자리에 있으시단 건 위기를 극복하셨다는 건데요.
: 저와 함께 타지로 발령 받은 동료 2명이 있었는데요. 그 동기들이 큰 힘이 된 거 같아요. 3명이 뭉쳐 다니며 일하고, 놀고 그렇게 이겨냈죠. 근데 돌아보니 그때의 경험이 지금 업무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실험한다고 백날 해봐야 현장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파일럿 단계부터 플랜트 단계까지 이어갈 수가 없어요. 돌이켜 보니 많은 현장 경험을 익힌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더해 "이 친구가 현장 경험을 해봤네."라며 공장을 경험했다는 자체가 제 브랜드가 되기도 했고요.
 
Q 두 번째 고비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주 : 제품 개발을 4~5년 정도 했을 때였는데요, 성과가 보여야 하는데. 분명히 보이지 않으니까 '이 업무가 나랑 잘 안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이번에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 윤서라 선임님의 말씀대로 부서 이동을 해냈죠.(웃음) 범용 플라스틱 PVC를 개발하다가 지금의 Nexolution 개발로 이동했어요. 새로운 업무를 접하면서 기존의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극복이 되었고, 제 능력도 여기서 좀 더 발휘할 수 있었고요.
 
Q 같은 연구 개발이어도 분야에 따라 발휘할 수 있는 전문성이 다른가 봐요.
: 제품 개발이라는 점은 같지만 다루는 물질이 바뀌고, 성상이 다르다 보니, 제가 갖고 있던 지식이나 역량을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저희 파트에서 개발한 제품이 상용화되어 기저귀에 적용되는 등 성공 체험도 이루었고요. 업무 스타일도 더 맞는 것 같아요.
 
Q 부서 이동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가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 주실 건가요?
 : 다들 잘 아시다시피 한번 떠난 마음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별한 연인과 다시 애정을 회복하는 게 어렵잖아요. 일터도 마찬가지예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전문성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가 빛날 수 있는 곳을 찾아라, 그리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 다른 문을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무작정 떠나지는 마시고, 나의 전문성이 가장 빛나는 곳을 찾아보세요.

입사한 지 1년, 인간관계 힘들지만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 뿌듯해

Q 근무하신 지 1년을 조금 넘기신 이민지 선임님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힘든 순간이 언제였나요?
이민지(이하 이) : 저는 업무 특성상 다른 부서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부분이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대학원에선 연구에 매진하고, 교수님하고만 소통하면 되었는데, 막상 회사에 오니 정말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저희 부서에선 엔지니어분들과 스태프 부서원분들을 중재하는 업무가 많아요. 사람들 관계도 생각해야 하고 말도 조심스럽게 잘해야 하죠. 소통 부분에서 상처받은 게 많은 것 같아요.
 

전공 지식보다 어려운 것, 바로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인 것 같아요.

Q ‘마상의 순간, 아직도 기억나시죠?
: 물론이에요. 제가 업무상 필요한 정보가 있어 유관부서 담당자분께 자꾸 질문을 드리고 있었어요. "이건 어떤 것인가요? 저것은요?" 계속 질문하는데 그분의 업무에는 방해되었나 봐요. 그분이 "이렇게까지 질문을 하셔야 하나요?"라고 말씀하셔서 살짝(사실은 많이) 상처받았어요.
 
Q 입사할 때 자기가 어떤 일 할지 100% 알고 들어오는 경우는 별로 없잖아요. 적성에 안 맞는 문제는 없으셨는지요?
: 입사하기 전부터 적성에 대해 고민이 많아 조사를 많이 하고 왔어요. 직무 자체뿐 아니라, 제가 본질적으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고민했죠. 그래서 내린 결론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직무를 맡고 싶다는 거였고요.
 
지금도 가끔은 대학원 시절처럼 연구에 매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가 다양한 업무를 해보고 싶어 했었지"라는 초심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일한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항상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요.

Q 많은 직장인이 꿈을 안고 입사합니다. 내가 회사에 가면 이것도 바꿀 것이고, 저것도 시도해 볼 것이고. 그런데 직장 첫 1년을 겪고, "나는 뭘 이뤘지" 이렇게 고민하는 분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이 : 저도 이 회사의 전략 방향을 수립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지원했어요. 그런데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더라고요(웃음). 어찌 보면 제 연차에서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언젠가 올 미래를 위해서 업무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눈에 보이는 결과에 치중하면 그만큼 실망도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열심히 일하다 보면 저도 여기 계신 선배님들처럼 자신의 몫을 다하는 직장인이 되겠죠?
 
Q 마지막 공통 질문입니다. 회사 다니며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하나씩만 말씀해 주세요.
: 잘했던 것은 부서를 이동해 본 것. 사업부마다 분위기가 생각보다 크게 다르고, 진짜 팀만 이동해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처음 이동이 실패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몇 번 더 문을 두드려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던 게 저한테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고요.

: 제 결과물과 저를 분리해 생각할 줄 알게 된 점이에요. 과거엔 제가 낸 아이디어나 제 프로젝트 혹은 제품과 저를 너무 동일시해 저를 책망했어요. "나는 능력이 없어." "나는 왜 이럴까." 재입사를 하고 나서 그런 생각을 버렸죠.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아도, "지금 트렌드에 안 맞나 보지. 다음엔 더 디벨롭해보자." 저 스스로를 갉아먹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앞으로 나가려고 노력해요.
 
: 직장에서의 일이라는 게 단순히 업무 외에 인간관계도 포함되어 있다는 걸 빠르게 파악(?)하고 관계를 잘 쌓아가려 했던 것.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 쌓은 지식도 많더라고요.

현실감 넘치는 LG사이언스파크 1-5-10 인터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번아웃, 슬럼프에 빠져 고민하는 사파인들에게, 그리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많은 직장인들에게 생생한 체험담이 도움 되었으면 합니다.

내 결과물과 나 자신을 너무 일치시키면 스트레스가 큽니다. 가능하면 분리시키도록 해보세요. by 윤서라 선임

조직 분위기가 안 맞거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 조직이동 등 자신의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큰 도움이 돼요. by 주진혁 책임

업무 역량을 기르려는 분들은 자기 스스로 공부도 좋지만 선배나 동료에게 묻고 배우는 과정도 함께 하면 좋아요. by 이민지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