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아 : 저에게는 되게 운명 같고. 천세원 : 향이라는 게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맡으면. 나레이션 : 슬슬 일어나 하루를 시작할 시간. 오늘의 주인공 세원 씨도 한창 출근을 준비 중인데요. 간단히 로션을 바르는 것이 출근 준비의 끝입니다. 천세원 : 보통 사적인 모임에 갈 때는 향수를 뿌리고 가는데, 회사 출근하기 전에는 최대한 코에 영향이 없어야 해서 향수 같은 건 잘 안 뿌리는 편입니다. 나레이션 : 일하러 갈 땐 좀처럼 향수를 뿌리지 않는 철칙이 있다는데요. 반려견 덩이가 떠나려는 세원 씨의 발길을 잡습니다. PD : 강아지는 언제부터 키우신 거예요? 천세원 : 강아지는 작년 초부터 키웠는데요. 그때 당시에 제가 유기견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서. 아빠 갔다 올게. 들어가, 들어가. 나레이션 : 찰나의 여유가 끝나면 이제 출근해야죠. 천세원 : 강아지가 유기견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제가 주말에 집에 있을 때나 재택근무할 때 혼자 있는 시간을 좀 원하더라고요. 그래서 독립적이라는 걸 위안으로 삼고. 그래서 웬만하면 퇴근하고 산책도 늘 시켜주려고 하고 많이 놀아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나레이션 : 매년 200~300종의 향이 개발되는 이곳은 바로 LG생활건강 센베리 퍼퓸하우스인데요. 향수, 화장품, 생활용품, 구강용품, 크게 4가지 분야를 담당하는 퍼퓨머들이 모여 이곳에서 각종 제품에 향을 불어넣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비누 향을 맡아보는 세원 씨. 세원 씨는 LG생활건강 센베리 퍼퓸하우스의 퍼퓨머입니다. 퍼퓨머란, 제품에 향기라는 감성을 입혀 제품을 더욱 빛나게 하는 직업인데요. Q. 어떤 업무 하시는 중이에요? 천세원: 향수 같은 경우에는 보통 향을 태우고 난 다음에 바로 맡았을 때와 하루 정도 지났을 때의 향이 달라요. 그런데 저희가 보통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건 만들어진 지 한참 뒤이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 한 하루, 이틀 정도 놔뒀다가 평가하는 편입니다. 나레이션 : 매일 수십, 수백 가지의 향을 섞어 새로운 향을 만들어냅니다. 금 나와라, 뚝딱하면 완성되는 간단한 일이 아니라지요. Q. '좋은 향기'라는 건 어떻게 판단하세요? 천세원: 향이라는 건 사실 주관적이라 각자가 다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를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건 다 같이 팀원들끼리 모여서 이게 얼마나 대중적으로 잘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논의해보고 그 후에 결정하는 편입니다. 나레이션 : 팀원들끼리 서로의 향을 맡아 보고 의견을 교환하는 일은 향을 만드는 과정 중 중요한 단계인데요. 화장품을 담당하고 있는 퍼퓨머 한아 씨도 시향 테스트가 한창입니다. 이한아 : 이건 히아신스 블루 조정한 건데, 지난번에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고 의견 주셔서 조금 더 줄여봤어요. 이한아 : 이건 지금 (향) 원료 대체 건이고요.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서 그 원료를 대체한 견본입니다. 그래서 기존과 대체 견본을 같이 비교 평가하고 있어요. 나레이션 : 뛰어난 후각은 퍼퓨머의 기본 자질입니다. 이곳의 퍼퓨머들은 무려 천연 향 300여 종, 합성 향 500여 종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한아 : 뭔가 조금 더 우디가 살아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희는 매일 이렇게 평가하기 때문에 조금 더 (향 구별에 예민해요). 나레이션 : 이곳, 저곳에서 향을 맡아 보는 모습은 흔한 풍경입니다. 섬유유연제는 빨랫감에 향을 입혔다고 끝이 아닙니다. 잔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다양한 방면으로 테스트합니다. 디퓨저는 향이 퍼지는 정도와 범위가 중요하겠죠. 치약은 향뿐만 아니라 제품의 제형도 꼭 체크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퍼퓨머들은 예술적인 감각뿐만 아니라 화학 지식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야 하죠. 이한아 : 안녕하세요. 저는 LG생활건강 센베리 퍼퓸하우스에서 화장품 향료 연구 개발을 하는 이한아라고 합니다. 천세원 : 저는 LG생활건강 향수를 개발하고 있는 천세원 선임퍼퓨머입니다. Q. 퍼퓨머로 일하기 전 전공은? 이한아 : 저는 대학교에서는 화학을 전공했고요. 향에 관해서는 사실 향수를 막연하게 좋아하기는 했지만, 향에 대해서 잘 몰랐었는데요. 오히려 저는 입사하고 나서 퍼퓨머리 트레이닝을 선배분들에게 받고 나서 향에 대한 흥미가 더 많아진 경우입니다. Q. 생소한 분야,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천세원 : 아무래도 처음 하는 분야이다 보니까, 저희가 어학 같은 것도 처음 배울 때는 되게 어렵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있었고. 요즘 들어서 향이라는 것, 물질이라는 것, 그리고 제가 그걸 맡고 어떻게 평가하고 이렇게 대중들,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냐,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아요. Q. 내가 생각하는 퍼퓨머의 매력은? 천세원 : 향이라는 게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맡으면.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그게 또 업무와 연관되니까 점점 좋아지고, 또 그 좋아지는 걸 업무로서 할 수 있다는 것에 되게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한아 : 단일 향도 특색이 있지만, 그런 특색 있고 특징적인 향료들을 어떻게 배합하냐에 따라서 결과물도 되게 달라지거든요. 그런 쪽에 되게 흥미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나레이션 : 어느덧 오후 업무가 시작된 세원 씨. 어딜 이렇게 바쁘게 가는 걸까요? PD : 지금 혹시 어디 가시는 거예요? 천세원 : 이제 오후에는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 향을 맡아 보고,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 같은 것도 얻으면서 공부할 겸 향수들이 보관되어 있는 라이브러리로 가는 중입니다. 나레이션 : 바로 시중에 출시된 각종 향수들이 가득 모여 있는 향수 라이브러리입니다. 세원 씨는 이곳의 향수를 활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향의 원료를 맞춰보는 훈련을 하기도 한답니다. PD : 지금 어떤 걸 메모하시는 거예요? 천세원 : 제가 공부할 때 쓰는 건데, 보통 이렇게 향수를 맡고 여기에 원료가 뭐가 들어갔는지 스스로 유추해봐요. 그래서 각 캐릭터를 제가 잘 집어낼 수 있는지 확인한 다음에, 이게 사이트가 있거든요. 각 향수에 어떤 원료가 들어갔는지 설명을 자세하게 해놓는 편이라서 그것과 제가 유추한 게 맞는지 평가해 가면서 제가 각 원료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공부합니다). 나레이션 : 퍼퓨머는 이렇게 하루종일 향기를 맡는 업무가 대부분인데요. 후각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불편한 점은 없을까요? Q. 퍼퓨머로 일하면서 생긴 직업병은? 이한이 : 청국장이나 그렇게 옷에 밸 수 있는 향을 가진 음식들은 피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냄새가 강한 음식들은 점심때는 되도록 안 먹는 편이에요. 천세원 : 저 같은 경우에는 일단 직업병이 아니고 직업으로 인해서 좋게 된 점인데. 제가 원래 약간 손톱을 물어뜯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근데 여기 일하면서 향을 많이 만지게 되니까 맛이 나요. 그래서 그 이후로 제가 손톱을 안 깨물게 되었다는, 그런 게 좀 장점인 것 같기도 하고. 이한이 : 친구들이 향수를 사면 무조건 물어봐요. “이건 무슨 향이야?” 향수 설명이 다 있는데도 “이건 어떤 느낌이야? 뿌렸을 때 지속성은 어때?” 되게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조금 난감할 때도 많아요. 왜냐하면, 향이라는 게 굉장히 주관적인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좋게 생각하는데, 그 친구 취향이 아닐 수도 있고. 그래서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가서 맡아 봐!”라고 말하죠. 나레이션 : 한아 씨는 오전에 진행했던 시향 테스트를 마무리 중인데요. Q. 팀원 중 의견을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있나요? 이한아 : 저희 수석님이요. 아무래도 경력도 가장 많으시고 후, 숨, 오휘 같은 모든 브랜드를 다 경험하셔서 향취에 대한 의견도 제일 잘 취합해주시고. 나레이션 : 화장품팀의 모든 향이 그녀의 코를 스쳐 지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송이버섯 향으로 베스트 셀러가 된 화장품 브랜드, 후의 환유 라인을 비롯해 다양한 LG생활건강 화장품의 향이 그녀의 코와 손끝을 거쳐 탄생했습니다. 윤보임 : 이 둘 중에서는 이게 조금 더 나은 것 같아. Q. 향을 평가하실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점에 두고 시향하세요? 윤보임: 가장 중요한 건 선호도죠. 소비자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좋아할 것 같은지, 그런 걸 맞춰가는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이한아 퍼퓨머의 향, 어떤가요? 윤보임 : (향의) 완성도가 높아서 오늘은 여기서 골라서 몇 가지 제안을 좀 해보려고 합니다. 나레이션 : 퍼퓨머의 업무는 기존에 있던 향을 단순히 조합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향에 대해 조사하고 제품 개발 단계에서 마케터와 함께 제품에 어떤 향을 입힐지 고민하는데요. Q.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이한아: 오늘 아침에 평가를 통해서 선정된 향료들에 대해서 마케팅팀에 보낼 향기 설명 자료를 작성하고 있어요. 마케팅이나 제품기획팀에서 콘셉트에 맞게 향기 방향성에 따라서 부향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서 소비자 품평을 통해서 선호도나 콘셉트 일치도를 확인하고 있고요. 그 이후에 마케팅팀에 견본을 보내서 최종 컨펌을 받고 있습니다. 최종 선정이 되면 제형팀에서 안정성 실험을 진행하시고요. 그 이후에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한아 : 사실 저는 화장품 자체에 관심이 있었지, 퍼퓨머라는 직업이 있는지는 잘 몰랐거든요. 그래서 대학교를 마치고 구직 활동을 할 때 퍼퓨머에 대해서 알게 됐고 제가 좋아하는 화장품, 거기다 제가 좋아하는 향수를 같이 공부할 수 있어서 어떤 직업인지 되게 궁금해했어요. Q. 나에게 퍼퓨머란? 이한아 : 저에게 퍼퓨머란, 운명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우연히 마주치게 된 직업이라서 저에게는 되게 운명 같고 지금 (회사에) 만족하면서 다니기 때문에 참 고마운 직업인 것 같습니다. 천세원 : 사실 퍼퓨머라는 이 직업이 흔하게 통용되는 용어는 아니에요. (퍼퓨머란) 객관적으로는 향을 개발하고 평가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한테는 좀 특별한 의미인 것 같아요. 결국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저한테도 사실 기회가 온 건 제가 경력이 있었고 향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미국이나 유럽, 프랑스, 이런 쪽이 강세이기 때문에 그런 어학 능력, 이런 것들을 평소에 다양하게 준비하고 계시면 이것과 관련된 기본적인 공부를 하시면서 또 화학적인 공부, 이런 걸 많이 하시면서 찾아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스스로 자신의 스펙이나 커리어를 준비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한아 : 먼저 퍼퓨머가 되기 위해서는 화학적 지식이 있는 게 좋고요. 화학뿐만 아니라 다른 이공계 계열을 전공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향을 좋아하고 향에 대한 감각이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중요한 건 향에 대한 열정과 감각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나레이션 : 두 사람의 조언에서 퍼퓨머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집니다. 향기를 만든다는 것은 향을 배합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누군가의 이미지, 기분, 그리고 추억까지 만들어내는 일일 텐데요. 마치 보이지 않는 마법 같은 일이랄까요? 그것이 이들이 향에, 그리고 퍼퓨머에 푹 빠진 이유겠죠.
향을 만든다는 것은
누군가의 이미지, 기분 그리고 추억까지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다양한 제품은 물론 일상에도 향을 불어넣는
LG생활건강 퍼퓨머의 하루. 함께 살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