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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YOUNG PROFESSIONALS] 단정한 호흡으로 꾸준히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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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10년 차 직장인이라 자신을 소개하는 유선영은 매일 새로운 산등성이 앞에 서는 노력형 인재다. 월드 베스트, 월드 퍼스트(World Best, World First) 연구를 이루고도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단한 사람.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의 나를 그리며 촘촘히 준비하는 그는 좀처럼 요령을 피우는 일이 없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어도 도전하고 실행했을 때 발전이 있다!" 내일을 밝히는 문장을 품고 옮기는 걸음에서 어떤 씩씩함과 강직함을 읽는다.

 

 

"완벽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항상 저 자신을 의심해요.
그래서 계속 공부하게 되고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평범한 직장인의 10년 노하우

소개로 대화를 시작해 볼까요?
소개가 제일 어렵네요(웃음). 저는 LG이노텍 선행 연구·개발 연구원으로 지내는 유선영이에요. 지금 사용되는 제품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현재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선행적으로 개발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회사 밖에서의 저는 내향적이면서도 외향적인 사람이에요. 낯을 가리는 듯하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활동적인 운동도 즐기거든요. 익숙한 게 좋지만 새로운 걸 접하는 데도 관심이 많아요.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죠.

'평범한 직장인'이란 어떤 의미예요?
영 프로페셔널이라고 하면 특별한 사람, 스포트라이트 받는 게 익숙한 사람을 떠올리실 것 같은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요. 평범한 직장인이란 단어로 영 프로페셔널이 모두 특별한 사람은 아니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저는 평소에도 스스로 평범한 사람이란 생각을 자주 해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에 저 자신을 너무 높게 평가하지 않으려고 하죠. 이번 영 프로페셔널 활동도 평범한 마음으로 편하게 해보려고요.

LG이노텍 본사 로비에 특허증이 걸려 있더라고요. 연구 분야 관련된 공식적인 성과도 얻고, 표창도 받으셨는데··· 평범한 직장인 맞는 거죠(웃음)?
아(웃음), 특허를 남기고 2~3년 뒤에 받은 상이라 얼떨떨했던 기억이 나요. 그간의 기술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중요 지표로 선정되어 특허 부분 1등 상을 받게 됐는데요.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어요. 동료들과 함께 이뤘다는 성취감도 있었고요. 엄청 대단한 걸 했다는 자부심까진 아니어도 회사를 허투루 다닌 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죠. 주어진 일을 해냈다는 보람과 동시에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생겼어요. 원래 저를 자주 돌아보는 성격이긴 한데, 상을 받은 이후로 제가 그만큼 잘하고 있는지 더 자주 돌아보게 돼요.

 

 

초박형 트랜스포머 개발로 받게 된 상이었죠. 선영 님의 연구 덕에 세상에서 제일 얇은 TV가 출시되었다고 들었어요.
모든 TV에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파워모듈이 들어가요. 디스플레이 패널, 오디오 장치 등 어떤 부품에 전력을 공급하느냐에 따라 전압 변환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하는 게 트랜스포머예요. 고전력을 저전력으로 낮추는 장치이기 때문에 굉장히 큰 부하를 받는 부품이죠. 그래서 모든 TV 부품 중 트랜스포머 두께가 가장 두꺼울 수밖에 없는데요. 이 부품의 두께를 60% 이상 줄여 2cm 이하의 초슬림 TV를 가능하게 만든 프로젝트였어요. 두꺼운 걸 얇게 만들려면 그 안의 코일 배치를 비롯하여 많은 걸 수정해야 하는데, 초박형으로 만들면서도 성능을 구현한 프로젝트로 상을 받은 거였죠.

그 당시 촬영한 영상에서 이 연구 분야를 '월드 퍼스트, 월드 베스트'라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있는 것을 또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걸 개발해서 0.1이라도 개선되도록 하는 게 저희 팀 역할이에요.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만들어야 하니 매뉴얼도 없는 분야여서 성공하고 나면 뿌듯함이 크죠. 근데 저희가 월드 퍼스트로 무언가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항상 주목받는 건 아니에요. 당장 필요한 기술이 아니라고, 시기상조라고 묻히는 기술도 많거든요. 적당한 타이밍에 조명받고 적재적소에 쓰일 때 가장 보람이 커요.

영 프로페셔널 프로필에 "아무리 사소한 거여도 도전하고 실행했을 때 발전이 있다."는 문장을 적어주셨죠. 성공과 실패를 떠나 도전한다는 데서 의미를 찾으시는 것 같아요.
스스로 자주 되뇌는 말이기도 해요. 많은 사람이 뭔가를 선택할 땐 이건 이래서 부족한 것 같고, 이래서 별로일 것 같고, 따지는 게 많을 것 같은데요. 그런 생각보다는 별거 아닌 거 같아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려고 해요. 연구할 때 배치 하나 바꾸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닌데 그 작은 시도가 특허로 이어지기도 하니까요. 만약 제가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안 했다면 없던 일이 될 테니 뭐든 일단 해보자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도전이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늘 머릿속에 두는 거죠.

 

 

학창 시절엔 현재 직무와 조금 다른 분야를 공부했다고 하셨는데, 어떤 루트를 거쳐왔나요?
저는 화공생명공학을 전공했고, 그중에서도 유기소재를 공부했어요. 입사 지원서를 소자소재연구소 쪽으로 넣었는데 (큰 뜻이 있으셨는지) 전공과는 다른 무기소재 쪽으로 배정받게 됐죠. 무기소재 분야에서 1년여 근무했고, 그 이후 무기소재 중에서도 전자기 소재로 이동하게 됐는데요. 벌써 9년을 전자기 소재 쪽에서 연구해 오고 있네요.

같은 계열이지만 비전공 분야인 셈인데 어렵진 않았어요?
매일 어려웠죠. '내가 이 기술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이 문제는 누구보다 잘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개발해야 하는데 제가 공부해 온 분야와는 조금 다르니까 프로젝트마다 공부할 거리가 생겼어요. 잘 마무리한 프로젝트라고 해도 애플리케이션이 바뀌면 새로운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에 매 순간 공부의 연속이었죠. 사실 처음엔 전문 지식이 부족한 상태로 전문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어요. LG이노텍이 전자부품 회사다 보니 전기·전자공학 지식은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부에 깊이를 더하고 싶어서 그즈음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게 됐어요.

올 2월에 대학원을 졸업하셨다고요. 회사와 학업을 병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직접 해보니 어떠셨어요?
입사가 2015년이고, 2021년에 대학원에 진학했으니까 5~6년을 고민하고 결정한 셈인데요. 그 당시엔 회사 아니면 학교, 두 선택지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연구원으로 쌓아온 경력을 포기하고 대학원에 가기는 아쉬웠고, 뭔가를 제대로 이루어야 할 것 같은 부담도 컸어요. 섣부른 결정으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놓일까 봐 걱정이 많았죠. 그래서 연구원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지 알아봤는데, 다행히 회사에서 대학원 진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배려해 주셨어요. 대학원 진학이 결정되니 세부 전공이 고민이었는데요. 학부 전공과 그간의 경험으로 소재 분야의 경험은 쌓은 상태였기에 소재가 적용되는 부품, 모듈의 전체 배경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겠다 싶었어요. 정확히 알지 못하면 개발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전기·전자에 대한 베이스를 쌓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전기공학을 선택했죠.

 

 

선영 님은 현재에 만족하기보다는 계속 또 다른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것 같아요.
완벽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항상 저 자신을 의심해요. 그래서 계속 공부하게 되고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은 정말 많지만, 뭐라도 준비해 놓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요. 언제 어디서 어떤 지식이 필요할지 모르니까, 비록 당장 중요한 게 아니더라도 지금 갖출 수 있는 건 다 해놓자는 생각을 하면서 지내요.

최근에 소자소재개발팀에서 기능소재Task로 이동하셨다고요.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을 것 같아요.
맡은 과제도 마무리되어 가는 단계였고 지식을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팀 이동을 자원했어요.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소자소재개발팀에선 전자기 부품 개발을 해왔다면 지금은 자성소재 분야에서 마그네틱 관련 연구를 하고 있어요. 간단히 말하자면 자성 부품은 자성소재와 코일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부품들은 파워 모듈의 성능을 더욱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해요. 이전 팀에서는 부품 전체를 설계하는 업무 위주였다면, 팀을 이동하면서는 부품 전체가 아닌 자성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요.

사내에서 '팩력배'라고 불린단 이야길 들었어요(웃음). 일할 때 선영 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아닌 것 같은 건 콕 짚어 말하는 성격인데 저는 충분히 순화해서 말하는 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듣기에 따라 그렇지만도 않은가 봐요(웃음), '팩폭' 한단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해요. 근무 환경 때문에 더 두드러져 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 저희 연구소는 박사 학위 받고 오신 분이 대부분이고 경력자도 많아서 평균 연령대가 높은 편이에요. 그런 반면, 저는 스물네 살에 입사해서 나이도 어리고 여자이기도 해서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편이었어요. 입사 초엔 아무도 막지 않는데도 제 의견을 내는 게 어렵게 느껴졌죠. 근데 적응하고 보니까 팀이 편한 분위기라 자연스럽게 의사 표현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후배가 생기고 연차도 쌓이다 보니 해야 할 말은 꼭 하는 사람이 됐어요. 누가 봐도 아니다 싶은 상황엔 상대가 누구든 한마디 하는 편이라 팩력배란 별명이 붙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선배가 후배한테 은연중에 반말하거나 민감할 수 있는 화제를 던지면 따끔하게 한마디 하는 식이죠. 누가 후배란 이유로 잡무를 시키면 "직접 하시는 게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하는 스타일(웃음). 꼭 필요한 말이기 때문에 의견도 잘 수용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자유롭게 말하고 화기애애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기도 하고요.

 

 

끝이 없는 공부, 정진하는 마음

LG이노텍에서 일해온 지 10년을 향해가고 있어요. 뭐든 10년을 일하면 전문가가 된다고 하는데,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전문가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나오는 식이라 매번 챌린지하는 기분으로 일하고 있어요. 과제를 완수했다고 해도 A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적용되던 기술이 B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다르게 적용되는 등의 변형이 생기니까 새로운 공부가 계속 필요해요. 10년 동안 일하면서 느낀 건 공부엔 끝이 없다는 거예요. 현시대와 개발된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뒤처지는 분야이기 때문에 계속 공부해 나가야 해요. 알수록 재미있으면서도 알수록 어렵다는 생각도 들어요.

챌린지를 완수하고 나면 고양감을 느낄 것 같아요.
그동안 경험하고 쌓아온 지식으로 조금 더 빨리 문제 원인을 파악할 때 고양감이랄까,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사회 초년생 땐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맸을 것 같은 문제를 조금 더 빠르게 풀어낼 때 조금은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죠.

경험을 쌓아야만 나올 수 있는 노하우겠죠. LG사이언스파크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노텍에서 생활해 왔어요. LG사이언스파크의 변화를 몸소 느꼈을 텐데, 그간의 변천사를 이야기해 주신다면요?
마곡에 LG사이언스파크가 만들어진 게 2018년도니까··· 입사 4년 차쯤 이곳으로 왔네요. 실제로 오니까 생각보다 훨씬 더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주변에 상권이나 문화 시설이 없어서 좀 황량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도 많아지고, 여러 계열사가 섞이고 직원 연령대도 낮아지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어요. 5년쯤 되고 나니 확실히 정돈되고 꽉 차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건 ‘마트럴 파크’라고도 불리는 카페 거리! 점심시간엔 잠깐이라도 시간 내서 꼭 들르곤 하죠. 어느 날부터 카페 야외석에 캠핑 의자가 놓이기 시작했는데 거기서 볕을 쬐고 있으면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기분 전환도 돼요. 점심시간이면 팀원들이랑 “커피 수혈하고 와야 해!" 하면서 우르르 나가곤 하죠(웃음).

 

 

영 프로페셔널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될 텐데요. 영 프로페셔널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프로페셔널이 되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요. 전문성이나 기술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일이기 때문에 협업 측면도 헤아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임감과 신뢰성을 갖추고 최선을 다해서 내 일에 정진하는 사람을 영 프로페셔널이라고 이야기해 보고 싶어요.

이번 활동을 통해 다른 업계 인재들이랑 교류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어요?
긴 시간 같은 곳에, 같은 조직에 있다 보니 큰 변화 없이 일해오고 있어요. 다들 같은 분야를 공부해 온 사람들이라 생각하는 영역이나 사고방식이 비슷해서 이렇다 하게 바뀌는 건 없거든요. 한 번쯤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활동으로는 타 계열사의 분위기를 알아가고 싶어요. 타 계열사와 소통하다 보면 저희가 발견한 기술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겠죠? 훗날 좋은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영 프로페셔널 활동을 기대하고 있어요.

LG사이언스파크에 합류하고 싶어 하는 후배들도 영 프로페셔널을 꿈꿀 텐데요. 그들에게 한마디 남겨주신다면요?
LG사이언스파크는 점점 더 생활하기 편하고 좋은 곳이 되어가고 있어요. 저는 강남이나 여의도 같은 도시와는 다른 마곡만의 분위기가 무척 만족스러워요. 업무는 업무대로 열심히 해나갈 환경이 주어지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여가도 누릴 수 있거든요. 이 좋은 생활을 저뿐만 아니라 모두와 함께 누리고 싶어요. R&D를 꿈꾸는 이공계 후배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우리 꼭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나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