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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YOUNG PROFESSIONALS] 나노의 세상에서 정의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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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융합부품개발1팀 이규태는 자신을 '나노포토닉스'라고 소개한다. 직무로 나를 정의하는 게 마뜩잖다고 말하면서도 그것 말고는 표현할 단어를 찾을 수 없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에 나노 단위의 세상을 탐험하는 건실한 연구원의 모습이 겹친다. 팀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계획적으로 일하고, 촘촘히 짜인 시간표 속에서 아빠로서의 정체성도 놓지 않으려 바지런히 움직이는 사람. 그가 들여다보는 나노의 세상에선 한 톨의 먼지도 방해자에 다름 아니다. 이규태가 이토록 미세한 빛의 세계에 진입한 이유, 환경적인 요인으로 연구가 쉽지 않은 분야임에도 파고든 이유, 그것은 훗날 이 세계가 사양길에 접어든대도 그에게 재미와 기쁨이 남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LG사이언스파크를 오가며
배운 것 중 하나가 삶이에요."

 

 

아주 작은 세상에서의 자유

만나서 반가워요.
반갑습니다. 최근엔 저를 소개할 일이 잘 없어서 제 이야길 하려니 조금 낯서네요(웃음). 제 이름은 이규태고요, LG이노텍에서 연구하는 광학 엔지니어예요. 환경이 변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매일 비슷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평일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회사에서 연구하고, 퇴근해서는 아이와 놀고, 씻기고, 재우는 패턴이죠. 밤 10시부터는 운동이나 취미 생활을 하다가 자정쯤 잠자리에 들고 있어요.

24시간이 규칙적으로 돌아가고 있군요. 영 프로페셔널 프로필에 궁금한 단어가 있었어요, '적응의 괴물'!
아, 직접 저를 소개하는 게 좀 어려워서 옆자리 동료에게 물어봤는데 그렇게 이야기해 주더라고요(웃음). 상황 파악이 빠른 편이라 저한테 잘 어울리는 표현 같아요. 일할 때도 업무 과정이나 목표를 빨리 캐치하려고 조금 더 눈치껏 파악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원래 성격도 그렇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 직업으로 여러 나라를 오가며 살아와야 했던 영향이 커요. 태어났을 땐 일본이었고, 한국에 살다 미국으로 이주했고, 이탈리아에서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다 보니 본능적으로 어떻게 해야 빨리 적응할 수 있는지 살피는 눈치가 생겼거든요. 그런 환경이 제 계획적인 성격과 맞물려서 시너지를 내는 것 같아요.

어린 시절 경험은 현재에 많은 영향을 미치죠. 광학 분야에 대한 관심도 어릴 때 시작된 걸로 알아요. ‘왜 물체는 저마다 다른 색을 띨까?'라는 호기심에서 점점 더 깊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요.
과학 시간에 무지개가 생기는 원리를 배울 때였는데요. 물방울을 투과한 빛이 저마다 다른 각도로 꺾이면서 색이 달리 보이는 걸 설명하는 이미지가 교과서에 있었어요. 그걸 보면서 '결국 구름도 무지개도 물방울의 집합인데 왜 구름은 흰색이고 무지개는 알록달록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무지개가 색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빛의 굴절과 파장에 따라 굴절 정도가 달라지는 분산 효과 때문이에요. 우리 눈에 보이는 빛은 고유의 길이를 가지고 있는데, 그 길이에 따라 색이 달리 보이거든요. 길이가 길면 빨강으로, 비교적 짧으면 파랑으로 보이는 식이죠. 파장에 따라 굴절을 다르게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여러 색으로 분리되어 보이게 되는데요. 제가 주로 연구하는 회절 광학은 물질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예요. 쉽게 소개하자면,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 파형이 생기잖아요. 이러한 파형이 연못의 가장자리에 있는 작은 틈이나 돌에 부딪혀 여러 갈래로 휘어지는 현상과 비슷해요. 여러 틈을 통과해서 휘어진 파형은 상호작용을 일으켜 독특한 패턴을 만들기도 하는데, 빛도 마찬가지예요. 두 개 이상의 빛이 상호작용 하는 분야, 그 특이한 패턴을 연구하는 게 회절 광학이죠.

 

 

회절 광학은 어떤 제품에 활용되나요?
대표적으로 빛을 파장별로 분석하는 분광기, CD·DVD 플레이어 혹은 홀로그래피 등이 있어요. AR Glasses(증강현실안경)도 대표적인 분야죠. 이미 판매 중인 부피가 큰 AR Glasses를 더 얇고 가볍게 만드는 것도 회절 광학 영역인데요. 문제는 회절 광학을 이용하면 빛의 영향이 커져서 제어가 어려워져요. 저는 어떻게 하면 광학 부품의 두께를 줄이면서도 빛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지 연구해 나가고 있죠. 또한 최근엔 나노포토닉스(Nanophotonics)쪽 연구도 이어 나가고 있어요. 현재 산업은 점점 작고, 얇고, 소형화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어서 광학도 나노포토닉스로 집중되는 추세거든요. 나노 영역의 작은 단위를 연구하는 건데, 사람 머리카락 두께가 1마이크로 정도고 나노는 마이크로의 10억분의 1 크기니까 굉장히 미시적인 분야죠.

엄청나게 작은 크기군요.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어떻게 연구할 수 있을지 상상이 잘 안돼요.
세상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게 무수히 많아요. 이 공간만 해도 통신 주파수로 꽉 차 있을 텐데 보이지 않잖아요. 그래서 연구하는 데도 애로사항이 있죠. 눈에 안 보이는 걸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첫 번째 문제예요. 아무리 연구한다고 해도 눈에 보이는 결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 문제는 이전까지 써온 도구들이 새로운 영역인 나노 단위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예요.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아주 미세하게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용되어 온 장비들은 나노 단위에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재료와 장비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중요해요. 동시에 광학적 현상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고요. 여러 분야가 융합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과 지식을 갖춰야 해요.

그만큼 연구 범위도 넓을 것 같은데, 지금은 어떤 연구에 집중하고 있어요?
보안 사항이 있어 자세히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페이스 아이디를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고도 얼굴 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기능이 이젠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적용돼 있는데요. 얼굴을 인식하기 위해 카메라가 켜지거나 빛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광선이 사용되기 때문이에요. 얼굴의 외적인 부분을 빛이 인식해서 신호로 바꿔주는 기술이죠.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하나의 광원에서 회절 광학을 이용해 여러 갈래로 나누어 얼굴 특징을 찾는 게 중요해요. 페이스 아이디가 활성화되면 한 번에 수천 개의 빛을 내보내는데요. 반사되어 돌아온 빛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인 빛을 분석해서 이미지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요. 뾰족한 부분은 반사율이 높아 더 밝게 보이고 머리카락은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까맣게 보이는 등 여러 기술이 적용돼 있죠. 이를 통해 빛의 신호로 얼굴 모양을 복원하고 잠금을 풀어주는 원리예요.

 

 

영 프로페셔널 프로필에서 '학창 시절엔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아서 연구가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접했어요. 어떤 불편함이 있었어요?
제 전공은 전자과인데 선택할 수 있는 세부 분야 중에서도 제가 특히 흥미를 느낀 게 광학이었어요. 하필 한국에서 공부하기 어려운 분야죠. 정교한 렌즈 혹은 광학 부품은 주로 독일, 미국, 일본에서 만들다 보니 장비가 워낙 고가예요. 우리나라 학교 연구실에서 재료와 도구를 구입하기가 쉽지 않아서 연구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기 힘들죠. 또한, 광학은 전통적으로 물리학과에서 많이 다루는 학문이지만 넓게 보자면 전자과, 물리학과, 재료과가 걸쳐진 영역이라 복합적인 공부가 필요한데요. 제가 학부생일 땐 전공 분야의 전통성을 지키려는 우리나라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서 융합 영역이 발전하기에 불리한 환경이었어요. 예를 들어 전자과 교수님은 대부분 전자과 출신이었던 거죠. 하물며 제작 장비가 학교에 없었기 때문에 저는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광학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학과에 계신 박사님께 컨택을 하게 됐어요.

전자과와 화학과는 광학을 다루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가요?
전자과가 고가의 장비를 이용하여 두꺼운 재료를 깎는 방식으로 나노 단위를 제작한다면, 화학과는 그보다 작은 단위에서 나노 단위로 키우는 연구도 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과보다는 나노 광학 연구에 유리했어요. 덩어리를 깎아 나가느냐, 작은 걸 붙여 나가느냐의 차이죠. 오해가 있을까 봐 덧붙이자면, 한국에 융합 분야가 아예 없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공부할 당시엔 한두 곳에 그치다 보니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아서 진학할 수 없는 상태였죠.

요즘 국내 연구 환경은 어때요?
제가 공부할 때보다는 훨씬 좋아졌어요. LG이노텍이 연세대학교와 함께 광공학과를 개설하는 등 산학이 협업하고 있고, 카이스트나 포항공과대학교 등에서도 큰돈을 투자해서 나노 공정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어요. 학교나 학과 간의 경계도 옅어져서 융합 분야 측면에선 점점 더 좋은 환경과 교수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KIST와 경희대학교에서 연구원을 경험하고 유학도 다녀오셨죠. 여러 방면으로 경험한 만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깃거리가 있을 것 같아요.
융합 분야다 보니 여러 학과를 오가면서 연구해야 했는데, 학교 소속일 땐 이쪽 전공 박사와 협업하고, 저쪽 전공 박사와 협업하는 데 눈치가 보이곤 했어요. 그런데 KIST는 연구원 단체여서 출신 학교나 학과보다 연구에 집중하는 분위기거든요. 전공이 다르더라도 여러 박사와 동시에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그런 환경을 경험했기 때문에 융합 분야가 잘 구축돼 있는 해외에 가야겠다고 결심할 수 있었죠. 그 당시엔 유학이 저에게 좋은 선택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베스트는 아닐 수도 있었겠단 생각이 들어요. 유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볼게요. 외국에서 머물거나 학문적으로 커리어를 쌓고 싶다면 학교 이름을 따지기보다 전공 분야에서 이름 있는 교수님과 함께하는 게 좋아요. 미국은 교수가 브랜드거든요. 학교 이름은 생소하더라도 특정 분야의 대가 아래서 공부한 학생을 인정하는 분위기죠. 반면, 국내 회사에서 일할 생각이라면 학교 이름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좋아요. 국내에서 해외의 이름있는 교수님을 세세하기 알긴 어렵기 때문에 학교 이름이 판단의 지표가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진로에 따라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결정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유연해서 더 좋은 융합

졸업 후 여러 선택지가 있었을 텐데 LG이노텍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어느 회사를 선택하든 한 번 입사하면 이직하지 않고 오래 다닐 성격이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여러 분야를 공부했기 때문에 선택지도 넓은 편이었고요. 연구하면서 디스플레이 분야와 협업한 경험이 많아 그쪽 분야도 관심 있게 살폈는데요. 대부분의 회사가 하나의 분야를 정하면 깊이 있게 연구하고 전문성을 더해 나가는 분위기더라고요. 근데 만약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 싫증이 나면 어떡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중 LG이노텍을 알게 됐는데, 생각보다 제가 투입될 범위가 넓다는 게 매력적이더라고요. 제일 유명한 건 카메라 렌즈지만 조립, 기판, 블루투스, 와이파이 수신기까지···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죠. '융합부품개발1팀'이라는 이름도 좋았어요. 여러 분야를 연구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올해 LG이노텍 입사 3년 차가 됐어요. 입사할 때와 비교하면 현재 회사 이미지는 어때요?
처음엔 LG이노텍을 광학 회사로만 생각했어요. 사실 입사를 결정했을 땐 나노포토닉스 분야에 자신감이 있어서 사내 누구보다 이 분야만큼은 잘 알고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입사하고 보니 그런 생각이 부끄러울 정도로 인재가 정말 많아요. 지금 들어오는 후배들만 봐도 실력이 굉장히 뛰어나거든요. 그런 후배들을 보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본인이 얼마나 뛰어난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거예요. 매우 뛰어난 인재들 사이에 있다 보니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정도 실력이면 미국에서 바로 박사 학위도 받겠다' 싶은 후배도 있거든요. LG이노텍에서 지내면 지낼수록 유능한 광학 전문가와 함께 일한다는 자부심이 생겨요. 협업할 때 만족도도 크고요.

효율적으로 협업하기 위해서 특히 집중하는 부분이 있나요?
실수를 항상 조심하려고 해요. 학교 다닐 땐 실수도, 책임도 제 몫이었는데 회사 업무는 함께하는 일이다 보니 작은 실수가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게 되니까요. 매일 아침 업무 전에 계획을 세우는 것도 그런 이유예요. 제 업무에서 행여라도 지연이 발생하면 프로젝트에 차질을 빚게 되니까 계획적으로 작업하는 데 집중하는 거죠. 연구원에겐 디바이스 하나하나가 다 자식 같아서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요.

협업하다 보면 팀 결속력도 강해질 것 같아요. 융합부품개발1팀 자랑을 해주실래요?
인간관계에 스트레스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신기할 정도로 팀원 모두가 친절하고, 똑똑하고, 열정적이어서 안 맞는 사람이 한 명도 없거든요. 어떤 그룹이더라도 사람이 모이면 꼭 한 명씩은 문제를 일으키거나 성격이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껏 그런 문제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요. 제 배우자가 우스갯소리로 "혹시 당신이 문제아 아니야?" 하던데(웃음)···. 우리 융합부품개발1팀은 일하는 스타일도, 성격도 잘 맞는다는 점이 최고 장점이에요.

 

 

영 프로페셔널은 어떤 기대로 도전하게 되었어요?
계획적인 하루하루를 사는 건 편하지만 때때로 재미없는 일이기도 해요. 최근에 유독 그런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요즘은 MBTI도 그렇고 자신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경향이 많아서인지, 어느 날 불쑥 '난 누구지? 왜 이리 심심하게 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이야기하는 데 큰 관심이 없는 편인데, 그렇다고 해서 피하기만 하면 계속 재미없게 살게 될 것 같았어요. 영 프로페셔널은 저한테 새로운 도전이자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활동이에요. 제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알아 가면서 제 바운더리도 넓혀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명확하게 정의할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영 프로페셔널 분들과의 교류에서 기대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제 전문 분야가 다른 계열에선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요. 그동안은 제가 해오던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각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요. 관점을 넓히다 보면 의외의 곳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테고, 역으로 제 문제 해결 방식이 다른 분야에 활용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초반엔 귀를 여는 데 집중하려고요.

LG사이언스파크라는 공간이 만드는 문화가 있을 것 같아요. 규태 님은 이곳에서 어떤 것들을 경험했어요?
학교에서 공부할 땐 광학 현상을 더 극단적으로 제어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는데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구하면서는 그전까진 중요하게 다루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을 공부하기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시야가 확장됐다는 느낌을 받아요. 실제 사용될 기술을 개발하면서 효율적인 방식을 찾는 노하우도 생겼고요. 아, 그리고 LG사이언스파크를 오가며 배운 것 중 하나가 삶이에요. 직원들과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요즘 유행하는 콘텐츠를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여행 이야기를 들으며 또 다른 삶을 경험하기도 하거든요. 얼마 전엔 아이와 함께하는 '아빠 캠프'에 대한 정보도 얻었는데, 크고 작은 소통을 통해 인간적인 면에서도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죠.

LG사이언스파크엔 계속해서 새로운 문화와 교류가 생겨나겠지요. 이곳에서 함께 머무는 사람, 머물게 될 사람들에게 한마디 남겨 주실래요?
제가 제일 못 챙기고 있는 것 중 하나여서 다른 사람보다도 저한테 먼저 당부하고 싶은데, LG사이언스파크만의 장점을 충분히 누리시길 바라요. 특히 바로 앞에 있는 서울식물원에 자주 나가 보세요. 산업단지에 출장 다니다 보면 공장, 기계만 모여 있으니 대체로 삭막한 분위기거든요. 근데 LG사이언스파크는 주변에 공원도, 식물원도 있어서 푸릇푸릇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는 게 큰 장점이자 매력이에요. 연구하다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알면서도 자주 놓치는 부분이죠. 아, 그리고 밥이 진짜 맛있으니까 끼니는 거르지 말고 챙겨 드시면 좋겠어요. 외부 식당도 그렇지만 단체 급식이 훌륭하거든요. LG사이언스파크엔 여유도 있고 맛있는 밥도 있으니 잘만 활용하면 삶이 훨씬 건강해질 거예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