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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he Innovators] 세상에 없던 투명 OLED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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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라는 자부심,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 개발팀

LG의 투명 OLED 디스플레이에는 언제나 ‘세계 최초’, ‘세계 유일’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투명 OLED 디스플레이 개발의 주역이자 지금도 기술의 성능과 디자인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는 LG디스플레이 CTO 산하 OLED Panel 연구3팀 김빈 책임연구원, 박성희 책임연구원, 고태희 선임연구원을 만났습니다. 

박성희 책임연구원, 김빈 책임연구원, 고태희 선임연구원

(왼쪽부터) LG디스플레이 박성희 책임연구원, 김빈 책임연구원, 고태희 선임연구원

김빈 책임은 투명 OLED 디스플레이 프로젝트를 발의하여 시작 단계부터 개발을 주도하였으며, 현재도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박성희 책임 역시 2012년 국책 사업부터 투명 OLED 개발에 함께 했습니다. 학위를 밟느라 도중에 잠깐 자리를 비웠지만 2019년에 다시 돌아와 지금은 패널 설계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고태희 선임은 입사 후 맡은 첫 프로젝트가 투명 OLED 디스플레이인데요. 패널에 기술이 제대로 적용되었는지 평가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없던 디스플레이의 탄생

77인치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2017년 국책과제 성과공유회를 통해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77인치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이미지 출처: LG디스플레이 블로그 디스퀘어

 

투명 OLED 디스플레이 개발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국책 사업이었던 ‘미래산업 선도기술 개발사업’ 중 하나인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LG디스플레이가 단독 주관사로 선정된 것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연구개발 5년 만인 2017년, 당초 목표 스펙을 넘어선 ‘77인치 80R(곡률반경 80R은 패널을 반지름 8㎝의 원으로 말아도 화면 구동이 가능함을 의미) UHD 투명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국책 과제 성공에 이어 2019년엔 투명도 40%의 55인치 투명 OLED 디스플레이 양산도 시작했습니다.

Q. 투명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소개해 주세요.

김빈 책임연구원(이하 김빈): 투명 OLED 디스플레이는 영상과 디스플레이 뒷배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패널입니다. 뒤가 비치는 ‘개방감’이 특징이죠. 이 기술의 핵심은 ‘투명도’와 ‘대면적 전면 발광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진정한 투명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선 높은 투명도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투명 디스플레이 연구를 시작하면서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투명도가 30% 이상이 되어야 비로소 투명하다고 인식하더라고요. 현재 양산되고 있는 투명 OLED 디스플레이는 약 40%의 투명도를 구현합니다.

또한 투명 OLED 디스플레이는 빛이 투명 전극을 통해 앞쪽으로 나오는 전면 발광(Top Emission)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방식은 보다 넓은 면적을 발광부와 투과부로 사용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의 내구성과 투명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어요. 투명 전극을 쓰면 저항이 높아져 대면적 디스플레이에선 구현하기가 어려웠지만 이를 극복하고 대면적에서도 투명 전극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거죠.

LG디스플레이 김빈 책임연구원

LG디스플레이 김빈 책임연구원

Q. 투명 OLED 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빈: 크고 어두운색의 디스플레이는 ‘블랙 몬스터’라고 불릴 정도로 공간을 단절시키고 이질감을 느끼게 해요. 특히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될수록 이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고요. 투명 OLED 디스플레이는 주변과 단절된 느낌 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유리창이 설치된 모든 곳에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보시면 돼요. 현재는 공공시설물이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 프리미엄 매장 등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향후 가정용 TV는 물론 건축물, 차량, 항공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용도로 두루 활용될 것입니다.


투명 OLED 디스플레이 활용 사례LG디스플레이 마곡 쇼룸에 전시된 투명 OLED 디스플레이

 

세계 최초, 독보적인 기술을 개발하다

현재 대형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합니다. 경쟁사들이 투명 OLED 제품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모두 시제품에 그쳤을 뿐 양산으로 이어지진 못했죠. LG디스플레이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명OLED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만 147건을 출원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출원된 투명 디스플레이 특허에 절반이 넘는(52.5%) 수치입니다. 투명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국책 과제 성공과 양산은 이후 LG디스플레이의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국책 과제 수주로도 이어졌습니다.

LG디스플레이 박성희 책임연구원

LG디스플레이 박성희 책임연구원

Q. 연구 과정에서 직면했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김빈: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이 절대적이었던 만큼 서로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전체를 통합할 수 없었습니다. 투명 OLED 개발에 관련된 전체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그 결과 어떤 한 분야에서 생긴 문제의 해결책을 다른 분야에서 찾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연구 단계는 어려웠지만 국책 과제를 수행했던 경험 덕분에 공장에 투명 OLED 양산 인프라를 빠른 시간 내에 구축할 수 있어 양산 단계에서 대면적 패널 제작의 문제점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박성희 책임연구원(이하 박성희):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소재를 찾고, 모든 것을 새로 개발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어요. 또 전면 발광을 위해선 패널 전면이 투명해야 하는데 메탈 소재 대신 투명 전극을 만드는 기술 자체가 공정상으로 난도가 높아요. 이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기술 구현이 쉽지 않았어요.

고태희 선임연구원(이하 고태희): 패널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에서 화면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도 중요하잖아요.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기술을 평가하는 기준도 없어 새로운 기준들을 만들어야 했어요. 저희가 하는 연구들이 뭐든 처음 시도하는 기술이라 지금도 연구하면서 다른 팀들과 협업해 기술적인 방법들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Q. 투명 OLED 디스플레이가 거둔 기술적인 성과와 업계와 시장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김빈: ‘이전에 없던 새로운 디스플레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물론 기존에도 LCD를 이용한 투명 디스플레이는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LCD는 투명도가 10% 정도로 매우 낮고 주변이 밝아야 한다는 공간적인 제약이 있었어요. 반면 투명 OLED 디스플레이는 투명도가 40% 이상으로 매우 높고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어느 장소에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디스플레이로 기존의 디스플레이와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카테고리를 구축한 거죠.

또 하나의 성과는 대면적 전면 발광 구조 기술을 확보한 것입니다. 양산성 등을 고려하면 현재 OLED TV에 사용되는 후면 발광(Bottom Emission) 구조도 적합하지만, 디스플레이의 사용처가 다양해지고, 극한 환경에서도 사용되는 경우가 늘면서 내구성이 향상된 전면 발광 구조 기술이 더욱 유용하게 사용되리라 생각합니다.

LG디스플레이 고태희 선임연구원.

LG디스플레이 고태희 선임연구원.

Q. 고객 가치 측면에서 추구하는 최종적인 목표와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가요?

김빈: 기술이 대중화되려면 성능 개선은 물론 비용을 낮춰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현재는 투명 OLED 디스플레이의 성능과 디자인 향상을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지만 향후엔 비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요. 또 적용 분야에 제약을 없애기 위한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니즈에 맞춰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성희: 가격을 낮춰서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명 OLED 디스플레이 자체가 프리미엄급의 기술인 만큼 디자인, 브랜딩을 통해 기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여러 분야의 협업이 필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여러 계열사가 모인 LG사이언스파크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분명히 있다고 보고요. 저는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는 입장이라, 디스플레이가 LG 전체의 기술력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고태희: 디스플레이를 단순히 TV, 광고 사이니지로만 보지 말고 다른 가전과 호환되게 하거나 통신 기술을 접목시키면 충분히 기술과 브랜드 측면에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LG사이언스파크에서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R&D센터에서 근무하다 연구 조직 이전과 함께 LG사이언스파크로 오게 된 김빈 책임과 박성희 책임은 이곳 LG사이언스파크에 오면서 무엇보다 계열사 연구 조직이 함께 만들어갈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습니다. 순환 근무를 통해 타 사업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고태희 선임은 LG사이언스파크의 뛰어난 접근성과 쾌적한 연구 환경을 장점으로 꼽습니다.
 
특히 주니어 임직원 협의체인 FB(Fresh Board)활동을 통해 LG사이언스파크 조성에 아이디어를 보탰던 박성희 책임은 머릿속에서만 그렸던 LG사이언스파크가 번듯한 연구단지로 완성된 모습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LG사이언스파크 전경 이미지

Q.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김빈: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연구 시설이 생산 시설과 함께 있으면 아무래도 양산되는 제품과 관련된 연구를 많이 하게 돼요. 그게 꼭 나쁜 건 아니지만 양산 가능성을 먼저 생각하다 보면 스스로 연구에 제약을 두거나 틀에 갇히기 쉬워요.

이곳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선 상대적으로 좀 더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어요. 계열사 연구 조직이 모두 모여 있다 보니 쉽게 협업도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요. 공원과 휴식 공간들이 많아 시간이 날 때마다 걸으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에도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박성희: 파주에 있을 때는 제가 LG디스플레이라는 단일 회사의 연구원이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런데 이곳에 오고 난 후 다른 계열사 연구 시설을 보고 사람들도 직접 만나니까 이제는 LG의 연구원이라는 관점의 변화가 생겼어요. 디스플레이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협력을 통해 LG 전체의 기술을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연구자로서 굉장히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고태희: 무엇보다 LG사이언스파크가 서울에 있어서 좋습니다. 출퇴근이 편하다는 것은 아주 큰 장점이에요. 또 업무를 하다 보면 지칠 때가 있는데 LG사이언스파크의 뛰어난 조경과 가까이에 식물원이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돼요. 마침 저희 연구동이 식물원을 향하고 있는데 식물원이 한눈에 보이는 3층에서 풍경을 보면서 머리를 식히면 아이디어도 더 잘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Q. LG사이언스파크를 한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김빈: ‘LG R&D의 심장’.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LG의 미래를 밝히는 기술의 중심지라는 의미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박성희: 저는 평소에도 나무나 식물을 참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LG사이언스파크를 ‘LG의 미래 나무를 심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은 나무를 심는 단계지만, 나중엔 LG 생태계가 꾸려져서 아마존처럼 울창한 숲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태희: ‘자유로움이 숨 쉬는 공간’이라고 붙여봤어요. 회사라고 하면 자칫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데 이곳 LG사이언스파크는 구성원의 자유를 존중하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연구원 모습들

Q. LG사이언스파크에서 근무하면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와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김빈: R&D를 하는 연구원들은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실제 제품에 적용되어 양산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낄 거예요. 저는 감사하게도 20년 넘게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하면서 D-IC 저감 기술(GIP 등), 투명 OLED 디스플레이 연구를 각각 10여 년씩 했고. 두 기술 모두 제품에 적용되는 결실을 볼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제가 연구한 기술들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이 만족하면서 사용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성희: 저는 항상 ‘내가 하는 연구가 세계 최초다’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연차가 적을 땐 연구에 급급해 자부심이라는 단어조차 생각하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제가 디스플레이 역사에 굉장히 중요한 순간을 함께 했더라고요.

우리는 늘 하는 일이라 우리가 하고 있는 연구가 얼마나 대단한지, 고객의 삶을 얼마나 편리하게 바꿀 수 있는지 느끼지 못할 때가 많지만, 밖에서 보면 세계 최초로, 가장 앞선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거든요. 앞으로도 제가 한 연구가 양산까지 이어져서 제 아이에게 “아빠가 개발한 기술이야”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고태희: 저는 아직까진 처음부터 기술 개발에 참여한 경험은 없지만, 그런 점에서 지금 선배 연구원들에게 아주 많은 것들을 배우고 좋은 영향력을 얻고 있어요. 연구원으로서 일차적인 목표는 제가 개발한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거예요. 기술적으로만 진보된 기술이 아니라 정말 소비자가 원하는 기술을 찾아서 개발하고 싶어요. 지금 연구하고 있는 투명 OLED 디스플레이도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숙한 기술, 누구나 써보고 싶어 하는 기술로 만들고 싶습니다.